매디슨 스퀘어 가든이 단순한 공연장이 아니라 거대한 웨딩홀로 변한 밤이었다. 지난 7월 3일 밤부터 4일 새벽까지 뉴욕에서는 테일러 스위프트와 트래비스 켈시가 결혼식을 올렸고, 두 사람은 자신들의 결혼 소식을 마지막 순간까지도 스케일 있게 연출했다. 공연장 외부 전광판에는 “JUST & T MARRIED”라는 문구가 떠올랐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두 사람을 축하하는 의미로 푸른빛으로 물들었다.
공개 행사는 아니었지만, 참석자들의 면면만 봐도 이 결혼식이 얼마나 특별한 자리였는지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배우 아담 샌들러가 두 사람의 결혼식을 집전했고, 증인은 신부의 오빠 오스틴 스위프트와 신랑의 형 제이슨 켈시가 맡았다. 두 사람은 모두 디올 오트 쿠튀르를 착용했으며, 신발은 크리스찬 루부탱, 테일러 스위프트는 까르띠에 주얼리로 스타일을 완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디슨 스퀘어 가든 내부는 공연장이 아니라 하나의 동화 같은 공간으로 꾸며졌다. 성을 연상시키는 구조물과 온실, 꽃으로 가득한 정원이 설치되며 결혼식 전체를 하나의 무대로 만들었다.
행사장으로 향하는 모습이 포착된 하객들만 봐도 분위기는 남달랐다. 브래드 피트와 연인 이네스 드 라몬은 함께 차량에서 내리는 모습이 목격됐고, 배우 이선 호크는 아내 라이언 쇼휴스와 동행했다. 뉴욕 거리에서는 조이 크래비츠와 칼리 클로스 역시 파파라치들의 카메라를 피하지 못했다.
CNN이 공개한 하객 명단에는 기기 하디드, 브래들리 쿠퍼, 다코타 존슨, 스티븐 스필버그, 제니퍼 로페즈, 지미 팰런, 톰 브래디를 비롯해 그웬 스테파니, 카밀라 카베요, 벤슨 분 등 다양한 분야의 유명 인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결혼식이 끝난 뒤 가장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은 화려한 장식이나 스타 하객들이 아니었다. 신부의 오랜 친구인 레나 던햄이 건넨 축사가 예상 밖의 주인공이 됐다.
레나 던햄은 특유의 거침없는 유머를 그대로 무대 위로 가져왔다. 여러 축사가 이어진 가운데 그녀는 신랑인 트래비스 켈시가 뛰는 미식축구를 소재로 대담한 농담을 던졌고, 미식축구는 결국 “이성애자 남성들이 게이 포르노를 재현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식의 풍자를 내놓았다.
현장 분위기는 순식간에 웃음과 당혹감이 뒤섞였다. 참석자 가운데 일부는 웃음을 참지 못했고, 또 다른 이들은 예상치 못한 발언에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축사가 끝난 뒤 테일러 스위프트가 레나 던햄을 향해 “천재”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다른 참석자들의 반응은 훨씬 복잡했다. 한 관계자는 같은 매체에 결혼식장은 어색한 웃음과 놀라움이 공존하는 미묘한 분위기로 변했다고 전했다.
이런 장면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두 사람의 오랜 우정이 있다.
테일러 스위프트와 레나 던햄은 2010년대 초부터 가까운 사이였다. 당시 던햄은 테일러 스위프트의 대표적인 음악 프로듀서이자 오랜 협업자인 잭 안토노프와 교제하고 있었고, 이를 계기로 인연이 시작됐다. 이후 두 사람은 여러 중요한 순간을 함께했다.
레나 던햄은 2015년 ‘Bad Blood’ 뮤직비디오에 출연했고, 뉴저지에서 열린 ‘1989 World Tour’ 공연 무대에도 함께 올랐다. 2021년에는 반대로 테일러 스위프트가 레나 던햄과 음악가 루이스 펠버의 결혼식에서 들러리를 맡으며 우정을 이어갔다.
레나 던햄은 친구의 음악을 자신의 “교회”라고 표현할 만큼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지금도 꾸준히 공연장을 찾고 있으며, 최근 출간한 회고록 『Famesick』에서도 테일러 스위프트에게 여러 페이지를 할애했다. 그 안에서 그녀는 친구가 자신의 이야기에 영감을 주는 존재이자, “절망적인 전화라면 언제든 받아주는 사람”이라고 적었다.
“모든 사람이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 때문에, 그리고 오직 나만이 아는 이유 때문에도 나는 당신을 영원히 사랑한다.”
이처럼 결혼식은 화려한 연출과 유명 인사들의 참석만으로 기억되지는 않았다.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우정, 그 관계에서만 가능한 농담, 그리고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웃지는 않았던 순간까지 더해지며, 이날 밤은 테일러 스위프트와 트래비스 켈시의 결혼식을 넘어 오래 회자될 하나의 에피소드로 남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