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가 적지에서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기며 시즌 초반 매서운 상승세를 이어갔다. 토트넘은 영국 본머스의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본머스를 2-0으로 완파했다.
선제골은 전반 17분에 터졌다. 파페 사르가 찔러준 패스를 이적생 제임스 매디슨이 지체 없이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이어 후반 18분에는 오른쪽 측면을 허문 데얀 클루세브스키가 쐐기골을 터뜨리며 승기를 굳혔다. 지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완승에 이은 기분 좋은 시즌 첫 2연승이다.
포스테코글루의 새로운 해법, ‘최전방 손흥민’
이날 주장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를 누빈 손흥민은 비록 직접 득점포를 가동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특유의 왕성한 활동량과 날카로운 패스 감각을 뽐내며 공격의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현지 매체들의 평가도 긍정적이었다. ‘풋볼런던’은 경기 후 손흥민에게 평점 7점을 부여했고, 축구 통계 전문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7.34점의 높은 점수를 매겼다.
무엇보다 이번 경기는 앙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새로운 손흥민 활용법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줄곧 왼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하던 그는 후반 15분 최전방의 히샤를리송이 벤치로 물러나자 곧바로 중앙으로 자리를 옮겼다. 전술 변화의 효과는 확실했다. 최전방에 선 손흥민이 데스티니 우도기에게 정확한 패스를 밀어주었고, 우도기의 발을 거친 공이 클루세브스키의 득점으로 이어졌다.
해리 케인을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보낸 뒤 토트넘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확실한 스트라이커의 부재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개막 후 히샤를리송을 꾸준히 선발로 기용했지만 리그 3경기 째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감독이 앞선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의 중앙 이동 가능성을 확신했던 만큼, 앞으로 그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는 모습은 더욱 잦아질 전망이다.
본머스의 든든한 위안거리, 10대 골잡이 크루피
안방에서 뼈아픈 완패를 당한 본머스지만, 구단의 시선은 이미 새로운 희망을 향해 있다. 아스널을 상대로 2-1 짜릿한 승리를 거뒀던 경기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19세의 초신성, 엘리 주니어 크루피의 존재 덕분이다.
크루피의 활약은 단순히 어린 선수의 깜짝 등장 수준을 넘어섰다. 그는 과거 코번트리 시티 소속이던 로비 킨 이후, 프리미어리그 데뷔 시즌에 10골을 돌파한 최초의 10대 선수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본머스에서 활약했던 미드필더 조 파팅턴은 구단 팟캐스트 ‘체리스 언픽트’에 출연해 이 젊은 공격수가 보여주는 경이로운 행보에 찬사를 보냈다.
구단의 미래를 밝히는 압도적인 재능
파팅턴은 크루피가 타고난 득점 감각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그저 운이 좋아서 골을 넣는 것이 아니라 골냄새를 맡고 적재적소로 파고드는 영리한 움직임을 갖췄으며,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는 확고한 결정력이 돋보인다는 분석이다. 아스널전 득점처럼 수비 사이를 파고들어 가볍게 밀어 넣는 플레이는 물론이고, 페널티 박스 외곽에서 약간의 틈만 주어져도 골문 구석을 꿰뚫는 다양한 득점 루트를 보유하고 있다.
본머스 스카우트진은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즉시 통할 수 있는 엄청난 재능을 발굴해 냈다. 19세 선수가 거친 1군 무대에 적응하는 것을 넘어 팀의 핵심 득점원으로 자리 잡는 것은 결코 흔한 일이 아니다. 중소 구단의 특성상 앞으로도 주축 선수들의 이적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지금 본머스는 유럽 전역을 통틀어 가장 파괴적인 10대 골잡이를 안고 있다. 토트넘전의 아쉬운 패배 속에서도 본머스 팬들이 다가올 경기들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