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카카오톡 이용자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발단은 지난 14일 국회 과방위 국감에서 우영규 카카오 부사장이 던진 한마디였다. 카톡 업데이트 ‘롤백(이전 상태로 되돌림)’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자, “그럼 예전 친구 탭은 영영 못 보는 거냐”며 불만이 폭주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IT 업계의 기술적 용어와 일반 이용자의 직관 사이에서 빚어진 일종의 해프닝에 가깝다. 기술적으로 롤백이 안 된다는 건 이미 다운로드한 앱을 옛날 버전(예: 5.0에서 4.0)으로 강제 다운그레이드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뜻이지, 화면 배치를 예전처럼 못 돌린다는 얘기가 아니다. 카카오 역시 이용자들의 원성을 의식해 올해 4분기 안에는 새로운 버전(예: 5.1) 배포 방식을 통해 친구목록 첫 화면을 이전과 유사하게 되살리겠다고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체류시간을 향한 집착과 플랫폼의 야심
단순한 메신저 앱이라면 화면 구성 하나 바꾸는 게 이토록 큰 파장을 낳진 않았을 것이다. 카카오가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UI를 뒤흔들고 숏폼, AI 메이트 등을 연달아 도입하는 진짜 이유는 결국 ‘체류시간(Dwell Time)’ 확보에 있다. 플랫폼 기업에게 이용자가 앱에 머무는 시간은 곧 절대적인 경쟁력이다. 어떻게든 사람들을 카톡 안에 오래 묶어둬야 광고 노출 빈도가 늘고, 커머스 매출이 뛰며, AI 서비스 고도화에 필요한 양질의 데이터도 긁어모을 수 있다.
친구탭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면서도 카카오가 최근 야심 차게 꺼내든 또 다른 카드, ‘스낵게임’의 부활 역시 정확히 이 전략의 연장선에 놓여있다.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톡 내 게임 서비스인 ‘게임별’을 ‘게임칩’으로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무거운 앱을 따로 깔거나 번거로운 가입 절차를 거칠 필요 없이, 카톡방 안에서 지인들과 즉각적으로 가벼운 미니 게임을 즐기고 랭킹을 겨루게 만든 것이다. 지난 19일 카카오게임즈로부터 25종의 게임을 수급하며 덩치를 키웠고, 향후 그 수를 수백 개까지 늘려 카톡 안에서 끊임없는 놀거리를 제공하겠다는 심산이다.
과거의 뼈아픈 실패, 위챗 모델로 넘어설 수 있을까
사실 카카오의 스낵게임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부터 37종의 게임을 서비스하며 일간 활성 이용자 100만 명을 찍는 등 초반 반짝 흥행엔 성공했지만, 결국 수익 모델 부재와 이용자 확장 한계에 부딪혀 2023년 슬그머니 사업을 접은 전적이 있다.
그럼에도 이 카드를 굳이 다시 꺼내든 건, 개별 게임의 흥행 리스크를 지지 않으면서도 플랫폼 생태계 확장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중국 텐센트 ‘위챗 미니게임’의 거대한 성공 사례를 눈앞에서 목격했기 때문일 터다. 자사 계열사뿐만 아니라 외부 게임사들까지 게임칩 생태계로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광고, 결제, 플랫폼 수수료라는 새로운 캐시카우를 빚어내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결국 관건은 단순한 콘텐츠 숫자 불리기를 넘어, 외부 개발사들이 자발적으로 뛰어들 만한 매력적인 생태계를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 익숙함을 빼앗겨 뿔이 난 이용자들의 마음을 4분기 친구탭 복구로 달래고, 그들을 다시 스낵게임으로 앱 안에 주저앉힐 수 있을까. 메신저를 넘어 거대한 콘텐츠 플랫폼으로 뻗어나가려는 카카오톡의 진화 실험은 이제 막 두 번째 챕터를 넘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