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포뮬러 1(F1) 시즌을 앞두고 그리드 안팎으로 거대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독일의 자동차 제조사 아우디가 자우버(Sauber) 인수를 완료하고 공식적인 팀 아이덴티티를 공개한 가운데, 맥스 베르스타펜의 등번호 변경 가능성과 레드불 내부의 정치적 갈등까지 겹치며 다가올 시즌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습니다.
아우디 레볼루트 F1 팀의 탄생
아우디는 영국 기반의 글로벌 핀테크 기업 레볼루트(Revolut)를 타이틀 파트너로 맞이하며, 팀 공식 명칭을 ‘아우디 레볼루트 F1 팀(Audi Revolut F1 Team)’으로 확정 지었습니다. 이는 지난 2022년 파워유닛 공급사로서 F1 참전을 선언한 이후, 자우버의 지분을 단계적으로 인수하며 준비해 온 프로젝트의 결실입니다. 아우디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2026년부터 도입되는 새로운 기술 규정에 맞춰 최적의 성능을 끌어내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조나단 위틀리(Jonathan Wheatley) 팀 원칙(Team Principal)은 이번 발표에 대해 “아우디 레볼루트 F1 팀이라는 이름은 독일, 영국, 스위스에 위치한 우리 팀의 역량과 파트너들의 힘이 하나로 결집되었음을 상징한다”며, “이는 2026년을 향해 나아가는 프로젝트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파트너십은 단순한 스폰서십을 넘어 레볼루트의 금융 시스템을 팀 운영에 통합하는 등 다각적인 협력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베를린에서의 화려한 데뷔와 드라이버 라인업
아우디의 2026 시즌 캠페인은 오는 1월 20일 베를린에서 시작됩니다. ‘몰입형 경험(immersive experience)’으로 예고된 독점 론칭 행사를 통해 팀의 비전을 공유하고, 다음 날인 21일에는 대중에게도 공개될 예정입니다. 팬들이 가장 기다리는 2026년형 F1 리버리(Livery) 역시 이 기간에 공개되며, 실차는 1월 26일부터 30일까지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프리시즌 테스트에서 처음으로 트랙을 밟게 됩니다. 아우디의 첫 F1 머신을 이끌 드라이버로는 베테랑 니코 훌켄베르크와 신예 가브리엘 보르톨레토가 확정되었으며, 이들은 이미 2025년 자우버 체제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습니다.
베르스타펜, ‘비운의 번호’ 3번을 되찾나
한편, 2026년은 드라이버들의 고유 번호(Race Number)에도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던지고 있습니다. 최근 규정 변화의 움직임 속에 맥스 베르스타펜이 자신의 등번호를 1번에서 ‘3번’으로 변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3번은 과거 다니엘 리카르도가 F1 커리어 대부분을 함께한 상징적인 번호입니다. 2014년 고정 번호 제도가 도입되기 전에는 컨스트럭터 챔피언십 결과에 따라 번호가 배정되었기에 미하엘 슈마허, 젠슨 버튼, 심지어 루이스 해밀턴도 한때 3번을 달고 레이스에 나선 역사가 있습니다.
베르스타펜에게 3번은 각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는 2015년 데뷔 당시 가장 선호하던 번호인 3번을 원했으나, 이미 리카르도가 해당 번호를 사용하고 있어 선택할 수 없었던 ‘불운’을 겪었습니다. 리카르도는 나스카(NASCAR)의 전설 데일 언하트를 기리기 위해 3번을 선택했었고, 베르스타펜은 차선책을 택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리카르도가 그리드를 떠나고 새로운 시즌이 다가오면서, 베르스타펜이 마침내 원하던 번호를 획득할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레드불의 내부 진통과 2025년의 여파
새로운 시즌에 대한 기대감 이면에는 지난 시즌의 앙금이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최근 레드불을 떠난 헬무트 마르코 고문은 크리스천 호너 감독을 향해 날 선 비판을 가했습니다. 마르코는 호너가 더 일찍 팀을 떠났어야 했다고 주장하며, 내부 경영진의 문제가 해결되었다면 베르스타펜이 2025년 드라이버 챔피언십 타이틀을 놓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마르코의 이러한 발언은 호너가 거짓말을 했다는 비난까지 포함하고 있어, 다가오는 2026년 시즌에도 레드불 내부의 정치적 역학 관계가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이은지 (Lee Eun-ji) 
김선영 (Kim Sun-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