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S의 두 얼굴: 손흥민·메시의 ‘수백억’ 연봉 잔치와 그늘진 현실

2025년 11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가 유럽 축구계의 슈퍼스타들을 잇달아 영입하며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이면에는 극심한 임금 불균형이라는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리그를 대표하는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와 손흥민(LAFC) 등은 수백억 원대의 연봉을 수령하고 있지만, 대다수의 선수는 여전히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최저 임금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스타 마케팅의 명암, 심화되는 임금 양극화

전 맨체스터 시티 재무 고문 스테판 보르슨은 최근 풋볼 인사이더와의 인터뷰를 통해 MLS의 기형적인 수익 구조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MLS 구단들이 소수의 슈퍼스타에게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지만, 대다수 선수는 잉글랜드 2부 리그(챔피언십)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MLS 선수협회(MLSPA)가 공개한 2025시즌 공식 자료에 따르면, 리그 최고 연봉자인 리오넬 메시는 연간 약 2,044만 달러(한화 약 298억 원)를, 2위인 손흥민은 약 1,115만 달러(약 162억 원)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하위 25% 선수들의 연봉은 12만 달러(약 1억 7천만 원) 선에 불과하다. 리그 전체 평균 연봉은 약 65만 달러(9억 원)로 집계되었으나, 이는 고액 연봉자들로 인해 부풀려진 수치일 뿐 실제 중간값은 그 절반 수준인 34만 달러(5억 원)에 그친다. 보르슨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MLS가 흥행과 인지도를 위해 스타 중심의 마케팅에 올인하면서 발생한 구조적 문제”라며, “글로벌 스타 아래 계층의 선수들은 유럽 중하위권 리그 수준의 대우조차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지명선수제’가 불러온 격차와 바르셀로나 커넥션

이러한 임금 격차의 배경에는 2007년 데이비드 베컴 영입 당시 도입된 ‘지명선수제(Designated Player Rule)’가 자리 잡고 있다. 샐러리캡의 제약을 받지 않고 스타 선수와 자유롭게 계약할 수 있는 이 제도를 통해 올여름 토마스 뮐러, 로드리고 데 파울 등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미국 땅을 밟았다. 특히 인터 마이애미는 이 규정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해 과거 FC 바르셀로나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주역들을 다시 불러 모으는 데 성공했다.

메시가 받는 천문학적인 연봉은 단순히 그의 현재 기량뿐만 아니라, 그가 쌓아온 역사적인 경력에 대한 대우이기도 하다. 2004년 데뷔 이후 21년 넘게 그라운드를 누빈 메시는 수많은 동료와 호흡을 맞췄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오랜 시간 함께한 ‘영혼의 파트너’는 세르히오 부스케츠다. 두 선수는 바르셀로나와 인터 마이애미를 거치며 무려 649경기를 함께 뛰었다. 이는 메시의 아내 안토넬라 로쿠조보다 그를 더 잘 알 수도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의 수치다. 현재 인터 마이애미에는 부스케츠 외에도 조르디 알바(메시와 419경기 합작)와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감독(메시와 414경기 합작) 등 옛 동료들이 포진해 있어, 고액 연봉자들이 팀의 주축을 이루는 현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증명되는 몸값과 남겨진 과제

고액 연봉 논란 속에서도 슈퍼스타들은 압도적인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메시는 최근 신시내티와의 경기에서 1골 3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4-0 대승을 이끌었고, 인터 마이애미를 컨퍼런스 결승 무대에 올려놓았다. 다가오는 11월 29일 오후 6시(현지 시간), 그들은 뉴욕 시티 FC(NYCFC)를 홈으로 불러들여 우승을 향한 중요한 일전을 치를 예정이다.

하지만 화려한 성적표 뒤에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불평등의 문제가 남아 있다. 상위 10%의 선수가 전체 급여의 40%를 가져가는 동안, 일부 하위권 선수들은 부업을 병행하거나 단기 계약으로 불안정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MLS가 진정한 메이저 리그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화려한 스타 영입을 넘어, 리그의 허리를 담당하는 대다수 선수의 처우 개선과 구조적 불균형 해소라는 근본적인 숙제를 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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