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뮬러 1(F1)이 2026년 새로운 기술 혁명을 앞두고 있다. 완전히 새로워지는 파워 유닛 규정과 공기역학(에어로다이내믹) 설계 변경은 F1의 판도를 뒤흔들 중대한 변화로 여겨진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캐딜락과 아우디라는 두 거대 자동차 제조사가 그리드 합류를 공식화하며 F1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캐딜락, 이몰라서 첫 공식 테스트… 페레즈 합류
F1의 열기가 이탈리아 이몰라의 ‘오토드로모 엔초 에 디노 페라리’ 서킷으로 돌아왔다. 2026년 시즌부터 F1 서커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캐딜락 팀이 목요일과 금요일, 이틀간의 비공개 테스트 일정에 돌입했다.
이번 테스트에는 전 레드불 드라이버인 세르히오 페레즈가 참여했다. 페레즈는 ‘토탈 블랙’ 색상으로 도색된 페라리 SF-23(이전 차량 테스트 규정(TOC)에 따름) 차량의 운전대를 잡았다. 이 테스트 차량은 지난 화요일 피오라노 서킷에서 아서 르클레르에 의해 사전 준비가 완료된 바 있다.
페레즈는 맑지만 약간의 안개가 끼고 쌀쌀한 날씨 속에서 그린 라이트가 켜지자마자 첫 번째 랩을 소화했다. 오전 9시 32분 첫 번째 3랩 주행을 마쳤고, 9시 57분 두 번째 주행을 시작했다. 한편, 아직 메르세데스와 계약이 남아있는 페레즈의 미래 팀 동료 발테리 보타스는 이번 테스트에 불참했다.
그레이엄 로던 팀 대표는 이번 테스트의 목적이 차량의 성능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팀의 운영 메커니즘을 점검하고 손발을 맞추는 데 있다고 밝혔다. 로던 대표는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며 “50일 이내에 엔진에 처음 시동을 걸고, 1월에 트랙에서 차량을 데뷔시킨 후 바르셀로나 테스트에 참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2026년의 새로운 규정에 대해 “아무도 자신이 어디에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에게 이점이 될 수 있다. 불확실성이 크지만, 동시에 흥미진진하다”고 평가했다.
아우디의 3단계 전략: 2030년 월드 챔피언 목표
캐딜락이 즉각적인 트랙 테스트에 돌입한 반면, 2026년 또 다른 신규 참가자인 아우디는 보다 장기적인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아우디는 기존 자우버 팀을 인수하며 F1 프로젝트의 야심 찬 첫발을 내디뎠다.
아우디의 목표는 단기적인 성과가 아니다. 마티아 비노토의 지휘 아래, 아우디는 최첨단 장비를 갖추고 새로운 엔지니어를 유치하기 위해 막대한 자원을 투자하고 있다. 이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2030년까지 월드 챔피언 타이틀을 놓고 경쟁할 수 있는 팀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게르노트 될너 아우디 CEO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3단계 계획을 공개했다. 그는 “첫 2년(2026-2027년) 동안 우리는 ‘도전자’가 될 것이다. 현재 위치보다 발전해야 하며 야망을 가져야 한다. 이후 2028년부터는 진정한 ‘경쟁자’가 되고, 2030년부터는 챔피언십을 위해 싸우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즉, F1에서의 첫 몇 년은 미래의 성공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시기가 될 것이다. 아우디는 전략적으로 영국에 새로운 시설을 열기로 결정했는데, 이는 페라리를 제외한 9개 팀의 베이스가 영국 해협 건너편에 위치한 F1 생태계에 합류하여 엔지니어 채용을 용이하게 하기 위함이다. 물론 스위스 힌윌(섀시 설계)과 독일 노이부르크(파워 유닛 개발)가 핵심 기지 역할을 유지하되, 영국 비스터의 기술 센터가 이를 지원하게 된다. 아우디 경영진은 애스턴 마틴의 사례처럼 막대한 투자가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모든 구성 요소를 통합하고 조화시키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다.
F1 경쟁 이면의 그림자… 알핀 본부 침입 사건
이처럼 신규 팀들이 미래를 준비하는 동안, 기존 F1 팀들은 치열한 기술 경쟁 속에서 예기치 못한 문제에 직면하기도 한다. 최근 알핀 F1 팀의 프랑스 비리-샤티용 엔진 본부에 두 명의 괴한이 침입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은 월요일 밤 10시경 일어났다. 침입자들은 창문과 자물쇠를 부수고 경영진 사무실이 위치한 위층으로 직행했다. 이들은 내부 구조에 익숙한 듯 정확한 사무실로 향해 자물쇠를 추가로 파손하고 내부를 샅샅이 뒤졌다. 하지만 이들은 5분 만에 아무것도 훔치지 않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초기 조사 결과, 컴퓨터나 문서, 기타 자재 등 도난당한 물품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심각한 피해는 없었지만, 당국은 이 사건을 단순 침입이 아닌 산업 스파이 시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F1과 같이 사소한 기술 정보 하나가 수백만 유로의 가치를 지니는 경쟁 환경에서는, 이와 같은 단순 침입 시도조차 팀 전체에 심각한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